소프트웨어 이야기

인공지능, 4차 산업 혁명 때문에 코딩에 대한 관심이 무척 커졌다. 내게 코딩 공부법을 물어보는 사람도 많다. 오늘은 코딩을 처음 배울 때 효과적으로 배우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많은 사람들이 코딩을 배울때도 책을 산다. 흔히 무언가를 배울 때 책을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으로 코딩을 배우는 건 좋지 않다.  책은 필요하지만 처음 배울 때는 아니다. 질문을 바꿔보자. 

축구를 책으로 배울 수 있을까? 피아노를 책으로 배울 수 있을까? 그림을 책으로 배울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질문 자체가 어리석게 느껴진다. 직접 해보고, 잘못 된 점을 계속 고쳐야지 배울 수 있다. 행동 + 지식 둘 다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개발자들은 대부분 키보드를 두들기며 하루를 보낸다.  중간에 잘못되면 앞에 있던 코드를 지우기도 하고, 새로운 코드를 쓰기도 하고, 에러가 생기면 인터넷을 뒤지기도 한다. 일을 더 빨리 하기 위해 단축키를 쓰기도 하고, 다양한 보조 도구를 쓴다. 하지만 책에는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책에는 코드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책은 200장짜리 사진과 같다.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영상과 사진은 엄연히 다르다. 특히 편집된 것이라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난 수업을 듣거나 영상 강의를 권한다. 실제 코딩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다면 학원 가거나 그룹 수업을 듣는 게 제일 좋다. 어려움이 생겼을 때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은 천차만별인데 20~200만원까지 한다. 개인 수업보단 그룹 수업이 나은데, 수강생끼리 친해지면 모르는 걸 물어볼 수도 있고 많은 도움이 된다. 수업을 듣더라도 무료 영상 강의나 책을 보면서 공부하도록 하자. 사실 선생님이 모든 걸 다 알려줄 수는 없다. 

다음으로 유료 영상 강의를 듣길 권한다. 3~10만원정도인데 충분히 가치를 한다. 커리큘럼이 잘 짜야져 있기 때문이다. 의지력이 약하면 그룹 스터디를 만들어 영상 강의를 같이 듣자. 실력이 쌓이고 나선 무료 강의(유투브)도 나쁘진 않지만 처음에는 유료 영상 강의를 강력히 권한다. 

그럼 책은 쓸데가 없을까? 아니다. 책은 코딩을 어느정도 접하고 보면 정말 좋다. 영상이나 수업은 말로 하다보니, 내가 제대로 이해를 못한 부분도 알아 들었다 생각하기 쉽다. 한번만 이야기하고서는 넘어가기 때문이다. 분명히 수업시간에는 잘 알아 들은 것 같은데, 실제 해보려고 하면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뇌가 잠깐만 기억했다가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반면 책은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때 유용하다. 책을 보다보면 내가 이해한 부분과 모르는 부분이 명확해진다. 내가 몰랐던 걸 확인하고, 다시 코딩을 해보는 과정에서 뼈속 깊이 기억하게 된다. 영상만 봐서는 이런 과정을 겪을 수 없다. 

반면 엉망인 책을 보거나, 초보끼리 스터디는 하지 말자. 코딩 자체를 싫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번역 도서 중에 안 좋은 책이 정말 많다. 가능하면 한국인 저자 책을 고르고, 3~5권정도 빌려서 본 뒤에 맘에 드는 것 1권을 사도록 하자. 번역서를 고른다면 일본어 번역책이 낫고, 미국 서적을 번역한 건 초반에 피하자. 기술 서적은 영어 번역이 안 좋은 경우가 많다. 그나마 일본어 번역은 어순이 비슷해서 알아듣기 쉬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보끼리 스터디는 서로 에러 못 고치고 괴로워만 할 가능성이 높다. 영어도 못하는 사람끼리 하면 콩글리시만 느는 것처럼 코딩도 잘못된 습관만 생길 수 있다. 차라리 강의를 사서 같이 보고 이야기하다 헤어지는 게 낫다. 

지난 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적어보았다. 프로그래밍의 즐겁고도 험난한 세계로 온 걸 환영한다. 초반의 어려움을 딛고 꼭 만드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